감자는 세계 식량 공급에서 쌀과 밀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작물입니다.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많고 비타민 C, 비타민 B6, 철분, 칼륨 등 중요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후와 토양 조건에서 잘 자라 2022년 기준으로 약 3억 7,500만 톤의 감자가 생산되었습니다.
감자의 기원과 유럽 진출
감자는 남아메리카 페루, 칠레, 볼리비아의 안데스 고지대가 원산지로 약 7,000년 전부터 재배되었습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탐험 이후 16세기 중후반에 감자가 유럽으로 전래되었고, 18세기에는 유럽에서 주식으로 활용되었습니다. 특히 아일랜드에서는 1780년경부터 대규모로 재배되어 인구 문제와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으로의 전래
한국에 감자가 도달한 것은 1824년입니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감자가 1824년에서 1825년 사이에 관북 지역을 통해 들어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감자는 영양이 풍부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 구황작물로 널리 활용되었습니다. 이후 감자는 한국의 다양한 요리와 생활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한국의 대표 감자 품종
1962년 미국에서 개발된 '수미' 품종은 1975년 한국에 도입되어 가장 많이 재배되는 대표적인 품종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소비자 입맛의 변화로 인해 새로운 품종의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고온에 잘 적응하는 품종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새로운 감자 품종 개발
- 골든볼: 고온 적응력이 뛰어나 생산성이 높고 갈변이 덜하며 맛이 좋습니다.
- 골든에그: 길쭉한 형태로 가공용에 적합합니다.
- 은선, 금선: 가을·겨울 재배지인 전남 보성과 전북 부안에 적합한 2기작 품종입니다.
씨감자 보급의 중요성
새로운 품종을 농가에 보급하기 위해서는 기본종-기본식물-원원종-원종-보급종의 다섯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이를 통해 무병 씨감자를 생산하여 농가에 안전하게 보급할 수 있습니다. 꾸준한 보급 노력 덕분에 국내 육성 신품종 보급률이 2019년 16.9%에서 2023년 30.4%로 증가했습니다.
세계로 뻗어가는 K-씨감자 기술
한국의 씨감자 생산기술은 해외로도 전파되고 있습니다. 2007년 알제리에 수경재배 기술을 지원해 현지 생산에 성공했으며, 최근 도미니카공화국과 파키스탄에도 기술을 전파하여 생산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이제는 감자의 원산지인 페루, 파라과이, 볼리비아까지 K-씨감자 기술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미래 식량으로서의 감자
감자는 세계 주요 재배작물 중 단위면적당 에너지 공급량과 생산량이 가장 많아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부족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008년을 세계 감자의 해로 지정한 UN은 2024년 5월 30일을 ‘제1회 국제 감자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감자의 다양한 명칭과 유래
감자의 원산지인 남미 페루에서는 감자를 'Papa'라고 불렀습니다. 유럽으로 전해지면서 스페인에서는 'Patata', 프랑스에서는 'pomme de terre'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감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이는 '북방에서 온 고구마'라는 뜻의 '북방감저'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감자는 남미에서 유럽을 거쳐 한국에 전해지고, 다시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중요한 식량 자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한국의 감자 연구와 기술은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며 국제 협력의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감자 전래 200주년을 맞아 감자의 역사와 중요성을 되새기고,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해 봅니다.